황성윤 대표 "美食국가엔 초콜릿 문화 발달…한국도 수제 초콜릿에 빠질 것"

입력 2022-12-07 18:23   수정 2022-12-07 23:29

“유럽 선진국에는 독특한 수제 초콜릿숍이 어디서나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많습니다. 아직 수제 초콜릿이 대중화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도 확산할 것이라고 확신했죠.”

2008년 이랜드그룹 공채로 입사한 한 청년은 회사에서 줄곧 외식사업부에서만 근무했다. 10년 이상 일하면서 일본 대만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양한 국가를 방문해 글로벌 미식(美食) 트렌드를 주기적으로 확인했다. 그에게 여행은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독특한 식자재를 경험하는 ‘미식 여정’인 셈이다.

지난해 말 39세 나이로 이랜드 외식 계열사인 이랜드이츠 최고경영자(CEO)가 된 황성윤 대표(40·사진) 얘기다. 7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만난 황 대표는 대뜸 초콜릿 얘기를 꺼냈다. 수제 초콜릿은 요즘 그가 의욕적으로 미는 사업 중 하나다.

황 대표가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미식 국가엔 초콜릿 문화가 발달했다’는 점이었다. “글로벌 대도시에서는 크리스마스, 연말, 부활절 등에 초콜릿을 주고받는 문화가 일상에 자리 잡았어요. 유럽은 물론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도 마찬가지지요. 이런 흐름을 접하고 고급 초콜릿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황 대표가 취임 직후 집중한 것은 베이커리 브랜드 ‘프랑제리’의 브랜딩 재정립 작업이다. 프랑제리의 콘셉트를 ‘도심 속 호텔 베이커리’로 설정하고, 젊은 기혼자들이 접근하기 편한 도심에 출점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전략은 외식업계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듣는다. 신촌점, 평촌점, 부산 서면점 주변 지역 커뮤니티에서 ‘비싸지만 건강한 빵’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이후 황 대표는 초콜릿으로 눈을 돌렸다. “우리나라는 고급 수제 초콜릿을 일부 호텔에서만 판매하는 수준이어서 수제 초콜릿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브랜드를 도입하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전문팀을 꾸리기 위해 넉 달 동안 쇼콜라티에(초콜릿 전문가)를 찾아다녔다. 직접 쇼콜라티에와 파티시에 면접을 보면서 초콜릿, 제과, 케이크를 제조할 팀을 꾸렸다.

이런 과정을 거쳐 메리어트, 조선팰리스 등 호텔 근무 경력이 있는 4명으로 팀을 구성하고 지난 10월 초콜릿 라인 ‘르 쇼콜라 프랑제리’를 선보였다. 황 대표는 “국내엔 쇼콜라티에가 많지 않을뿐더러 일부 유명 매장에서는 공장에서 제조한 제품을 파는 경우도 있었다”며 “프랑제리 브랜드를 통해 초콜릿을 대중화하고 싶다는 비전으로 쇼콜라티에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초콜릿 라인 론칭 이후 프랑제리 매장에서 디저트 매출 비중은 10%에서 최근 30%로 늘었다. 방문 고객층도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고객의 60%가 빵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3040세대 주부였지만 초콜릿의 경우 30대 남성이 주로 찾고 있다.

초콜릿을 보석처럼 만든 ‘비쥬드봉봉 선물세트’는 10월 출시 이후 1만 세트 이상 팔렸다. 황 대표는 “선물용 고급 초콜릿을 찾는 고객들에게 프랑제리가 호텔 디저트의 대안이 됐다고 자부한다”며 “한국의 국민소득 수준 등을 감안했을 때 고급 디저트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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